김연아

나에게 있어 2008 SA경기는..

수리사바하요 2010. 9. 3. 22:40

내게 있어 2008년 10월의 SA는 특별한 추억을 갖게 한다. 물론 그 이전에 06년도의 TEB 그리고 러시아의 GPF, 그리고 07도쿄월드도 강렬한 기억이 있다. 특히 도쿄월드 당시의 쇼트프로그램인 '록산느의 탱고'는 그 아름다움과 기술의 완벽한 조화로 인하여 거의 3개월 정도를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일 1회 이상 반복해서 볼 정도로 폐인의 상태로 지낸 기억도 있다.

 

그러다가 2007-8시즌의 쇼트인 '박쥐'와 프리인 '미스 사이공'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 프로그램들도 무척이나 인상적인 프로그램들이었지다. 박쥐의 발랄함이 좋았고, 미스사이공의 애절함도 역시 좋았다. 이 시즌에 있어서 아쉬운 점이라면, 박쥐에서 클린을 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08월드 때는 경기 당시 생방을 본 이후에는 거의 영상을 제대로 본 기억이 없다. 이것은 07년 월드의 프리경기인 '종달새의 비상'보다도 더 심한 것이었다. 월드 당시의 종달새는 연아선수가 실수가 컷으니 할 말이 없지만, 08월드의 경기는 ....음....그냥 "삭혀야 하느니라"라는 돌도르르 도사 님의 말씀이 생각나게 된다.

 

08년의 무더운 여름을 지내면서 일이 바빠서 피겨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못했다. 다만, 10월에 들어서야 연아양의 경기가 열린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다. 사실 SA의 경기는 생방으로 보지도 못했었다. 인터넷 상으로 소식을 듣고서야 경기를 찾아서 보게 되었는데, 그 쇼트프로그램인 '죽음의 무도'를 봤을 때의 충격이란......으으으~~~.

 

 

 

 죽음의 무도에서 강렬했던 인상은 우선, 처음 시작할때의 쿵쿵쿵의 음악에 맞추어서 고개를 팍팍 틀면서 안무를 개시하는 장면이다. 그리고 이어서 발끝으로 서서 사방을 둘러보면서 무언가를 찾는 모습을 연출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아마도 이 장면이 가장 강렬했던 인상을 주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리고 둘째는 스파이럴 장면이다. 스파이럴 할때의 속도도 속도이지만, 그 빠른 속도로 스케이팅을 하면서 얼굴을 들어 천장을 잠깐 올려다 보는 표정을 지었을때, 그 숨막히는 아름다움이란...

 

마지막으로 세번째 인상적인 장면은 플라잉 싯스핀 이후에 스텝을 들어가면서부터이다. 나는 보통 스텝에 있어서는 그다지 뭘 느끼거나 하지는 못했는데, 죽무의 스텝에서는 뭔가 강렬함이 느겨졌다. 물론, SA당시의 스텝은 그 이후의 4대륙이나 월드 때의 스텝에 비하면 미흡한 점이 많다. 그러나 뭔가 강렬한 인상을 나에게 남겼던 것은 확실하다.

  

여하튼 너무나도 인상적인 쇼트를 첫시즌의 경기에서 보여주다니...와우~, 한마디로 언빌리버블이었다.

 

 

그리고 프리경기도 역시 일때문에 생방으로 보지는 못했고, 인터넷으로 이후에 보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죽무의 인상이 너무도 강해서 프리경기인 '세헤라자데'가 약간 밋밋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여러번 반복해서 경기를 봄에 따라 처음에는 파악하지 못했던 경기의 아름다움이 풍겨지기 시작했다.
죽음의 무도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면, 세헤라자데는 뭔가 애절함과 사랑 등을 표현하지 않았나 싶다.


특히 중반부의 더블악셀 트리플토룹 이후의 애절한 음악에 맞추어서 연기를 하는 모습은 아~~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된다. 

 

이후 경기를 계속 진행함에 따라 표현력은 더욱 세심하게 다듬어지게 된다. 그리하여 세헤라자데의 가장 완숙한 표현력은 09월드 때 나오게 된다. 아~, 그 아름다움와 애절함, 그리고 스텝에서의 경쾌함과 사랑스러움이란..

 

나에게 있어 2008 SA경기는..

 

다른 경기...즉, 09 TEB때의 경기도 역시 나에게 그 완벽함으로 인하여 강렬한 인상을 남겼지만, 시즌 첫 시합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경기의 시초가 아닌가 싶다.